9월 5일에 방송되는 SBS ‘뉴스토리’ 577회에서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새롭게 정식 종목에 들어온 경기와 비인기 종목 국가대표들이 마주한 훈련 현실, 대회 이후에도 도전을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들여다본다.
경계를 넓혀가는 스포츠의 세계!

분명 태권도 경기인데 선수들은 서로 맞붙지 않는다. 선수들이 허공을 향해 쉴 새 없이 발차기하면, 화면 속 아바타들이 대신 치열한 대결을 펼친다. 태권도에 가상현실 기술을 접목한 ‘버추얼 태권도’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몸에 센서를 달고 VR 헤드셋을 쓴 선수들의 움직임을 아바타에 구현해 상대와 겨루는 경기로, 서로 신체를 접촉하지 않기 때문에 성별과 체급에 관계없이 대결할 수 있다.
버추얼 태권도는 헤드셋과 동작 추적 장치를 이용해 선수의 움직임을 가상 공간에 옮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대회에서는 남녀 혼성 개인전으로 치러지며, 상대와 직접 부딪치지 않는 경기 구조 때문에 기존 겨루기와는 다른 방식으로 태권도의 범위를 넓힌다.
버추얼 태권도가 전통 스포츠에 게임의 방식을 더한 종목이라면, e스포츠는 게임이 스포츠가 된 경우다. 같은 색의 캐릭터를 연결해 없애는 퍼즐 게임 ‘뿌요뿌요 챔피언스’. 단순해 보이지만 상대의 화면과 공격 시점까지 살피며 치밀한 전략을 펼쳐야 한다. 8년 동안 이 게임을 파고든 강동신 선수는 뿌요뿌요가 아시안게임 종목이 되고, 자신이 국가대표가 될 줄은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가상현실에서 퍼즐 게임까지, 스포츠는 시대의 변화를 품으며 우리가 생각해 온 경계를 넓혀가고 있다.
강동신은 RED231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 나섰고, 아시안게임 e스포츠 출정식에도 ‘뿌요뿌요 챔피언스’ 대표로 참석했다. 단순한 조작 속도만이 아니라 상대의 연쇄와 공격 시점을 읽는 판단이 필요한 종목이 국제 종합대회 무대까지 들어오면서 스포츠의 경계도 계속 달라지고 있다.
같은 태극마크 달았지만… 훈련은 각자도생?

부산의 한 구청으로 김건명 선수가 작업복을 챙겨 출근한다. 8년째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김 선수는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카바디’ 국가대표다. 아침 근무를 마치면 훈련장으로 달려가고, 오후에는 다시 일터로, 퇴근 후에는 또다시 훈련장으로 향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는 카바디 실업팀이 없어 선수 생활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대표선수들이 저마다의 생업과 훈련을 병행하다 보니, 함께 모여 훈련 시간을 확보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같은 국가대표라도 소속팀과 안정적인 급여를 갖춘 종목과 그렇지 못한 종목의 준비 과정은 크게 다르다. 김건명처럼 생업을 마친 뒤 다시 훈련장으로 향해야 하는 선수에게는 개인 체력 관리뿐 아니라 대표팀이 함께 손발을 맞출 시간 자체를 확보하는 일이 또 하나의 과제가 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테크볼’ 국가대표 선수들도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남자 선수 세 명은 호텔방 하나를 숙소 삼아 합숙하고, 전용 훈련장이 없어 족구장을 빌려 훈련한다.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훈련과 대회 참가에 모든 것을 걸고 있지만, 이들의 도전을 뒷받침할 기반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가슴에 단 태극마크는 같지만 종목마다 선수들에게 주어진 훈련 환경은 크게 다르다. 국가대표라는 자부심만으로 버텨야 하는 선수들의 ‘각자도생’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테크볼 대표팀은 이준석, 이태빈, 김은준, 장은서 네 명으로 꾸려졌다. 남자 선수 세 명 가운데 이준석과 이태빈, 김은준은 국가대표 도전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거나 생업을 내려놓고 훈련에 집중했고, 전용 테크볼 훈련장이 없는 상황에서 족구장 등을 활용하며 첫 정식 종목 메달에 도전하고 있다.
2026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엔?
거리에서 시작된 춤은 아시안게임 메달을 겨루는 스포츠가 됐다. ‘브레이킹’ 국가대표 김홍열 선수는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다시 한번 메달에 도전한다. 2023년 도봉구청은 비인기 종목 육성을 위해 브레이킹 실업팀을 창단했다. 김홍열 선수는 브레이킹 실업팀 자체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사례라고 말한다. 좋아하는 춤을 직업으로 이어가며 훈련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그는 ‘이렇게 행복하게 지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어릴 때부터 꿈꿔온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김홍열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고 2024 파리올림픽에도 국가대표로 출전한 뒤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도봉구청 브레이킹팀은 2023년 창단된 국내 최초의 지자체 브레이킹 실업팀으로, 선수들이 생업과 훈련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고 경기력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이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늘 최고의 경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그 기대를 선수 개인의 희생과 열정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선수들이 운동에 온전히 집중하고, 대회가 끝난 뒤에도 도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소한의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새로운 스포츠가 계속 등장하고, 국가대표의 얼굴도 다양해지는 시대. 선수들의 도전 역시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할지 알아본다.
버추얼 태권도와 e스포츠처럼 경기의 형태가 달라지고 카바디·테크볼·브레이킹처럼 종목마다 훈련 기반의 격차가 드러나는 상황은 국가대표 지원이 메달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태극마크를 단 뒤에도 생계와 훈련을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현실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신생·비인기 종목 국가대표들의 훈련 현실과 대회 이후에도 도전을 이어가기 위한 조건은 9월 5일 토요일 오전 8시에 방송되는 SBS ‘뉴스토리’ 577회에서 공개된다.
사진 : SBS